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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학개론/지성학응용

[지성학응용]시사IN,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이, 그의 흉상을 치우려는 나라"

Mr.Godo 2023. 9. 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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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학 응용"을 통하여 "지성학개론"에서 익힌 반지성주의자들의 얄팍한 수법들을 직접 찾아보고 분석해보자.

대망의 첫 샘플은 본인이 그토록 벼르고 벼르던 "시사IN" 불쏘시개기사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3342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이, 그의 흉상을 치우려는 나라?

전반적으로 위 불쏘시개기사에서 사용하는 선동 수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
"우파 정치인들이 홍범도 흉상 '철거'에 반대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2. 의견의 기정사실화:
역사 해석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을 기정사실화하였다.

(아래 전체 기사 캡쳐본에, 각 수법에 해당하는 부분을 동일한 색으로 칠해놓았다.)

차형석 편집국장 님께서 선동할 생각에 얼마나 마음이 급했는지, 기승전결이 불분명한 난잡한 글이 탄생했다.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흉상 이전을 결정했다."라는 동일한 내용이 날짜만 바뀐 채 두 문단에 중복해서 나오질 않나(그것도 네 문단 밖에 없는 짧은 글에), 마지막 문단은 글의 주제와는 관련도 없는 감정호소문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내가 지도하는 학부생이 이런 보고서를 냈다면 난 망설임 없이 리젝(reject)을 먹였을 것이다.

 


두 가지 오류를 다루기에 앞서, 본 기사를 포함한 여러 선동문들이 계속하여 왜곡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0. 정부는 홍범도의 소련군 행적을 문제삼는 것이지 독립운동 행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 부분은 현 정부가 이미 해명했음에도, 반지성 선동가들은 이 부분은 쏙 빼놓고 "윤 정부=친일매국정권"으로 선동하기 바쁘다. 하지만 현 정부는 단 한번도 홍범도가 독립운동가가 아님을 주장한 적이 없다. 그 근거로 흉상을 "철거"하는 것이 아닌, 더 적합한 장소, 바로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지금 반지성 선동가들의 주장은, 
거실에 있던 TV를 안방으로 옮겼다고 "TV의 유용함을 무시했다."라고 주장하거나,
루브르박물관에 있던 모나리자를 다른 박물관으로 옮겼다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업적을 폄하했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미 가정부터 글러먹었기 때문에 사실 홍범도 관련 선동글들은 반박할 가치도 없는 글들이다. 그러나 본 글은 반지성 선동가들의 수법을 꿰뚫어보고 반박하는데에 의의가 있으므로 (그리고 저런 반박할 가치도 없는 글에 선동당하는 대중이 과반수이므로) 계속 이어나가겠다. 

 

1.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

본 기사에서 타인, 특히 우파계 정치인이 홍범도 흉상 "철거"에 반대했거나 홍범도의 독립 운동을 지지했다며 인용한 횟수는 무려 다섯 번이며, 아래 두 가지 케이스로 나눌 수 있다. 각 예문 별로 반박해보겠다. 

1) 과거 우파 정권에서 홍범도를 예우한 사례
ex)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이름은 박근혜 정부 때 붙였다."
"홍범도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묻겠다. 같은 계파의 전 정권에서 추진했으면 후신 정권들도 이를 따라야하나?
이번 사태에서 반지성 진영이 계속하여 주장하는 것이 "홍범도 예우에 좌우는 없다, 이념 갈라치기하지 말라."이다. 
그런데, 반대로 박근혜, 박정희가 예우했으니 윤석열도 예우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진영논리 아닌가?
같은 진영의 목소리를 무조건 따라야 할 이유는 없다.
아군이라 하더라도 잘못이 있으면 다그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지성주의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현 정부는 홍범도를 예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철거"한 적도 없다. 
전 정권들은 홍범도를 독립유공자로서 예우한 것이고 여기에 대한 입장은 현 정부도 다르지 않다.


그리고, 양심이 있으면, 이념 갈라치기가 어쨌다는 둥 왜 같은 진영의 말을 따르지 않느냐는 둥 말을 하려면,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정당 지지자들을 수박이니 똥파리니 별 혐오표현을 붙여가며 욕하는 당신들이나 잘해야하지 않을까?


2) 현재 우파 인사들이 현 사태를 비판한 사례

ex)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의 손자 이종찬 광복회장이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였다."
"2021년 홍범도 장군 귀환·유해 안장식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도 참석했다."
"여권의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도 홍범도 흉상 이전에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았나."

알고있는가?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는, 해당 권위자가 본 사안을 정확히 알고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종찬은 김영삼과의 경선 불복 이후 민주당 진영으로 전향하였기에 우파 인사로 볼 수 없으며, 이회영의 손자이자 광복회장의 위치에 있는 만큼 해당 건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할 수 밖에 없다. 아래 이종찬의 입장문을 살펴보자. 
이종찬, 홍범도 흉상 논란에 “국방장관 사퇴를”... 신원식 “광복회장이 사퇴” (chosun.com)

여기서 백선엽이 대체 왜 나오나

이종찬은 해당 건이 "철거"가 아닌 "이전"임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문제삼는 것이 독립투쟁 이력이 아닌 소련군 이력이라는 걸 알고있음에도 반발한다는 의미가 되며, 따라서 이성이 아닌 감정에 따른 반발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여기서 백선엽이 왜 튀어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현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마찬가지로 일제의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이 있는 백선엽의 흉상이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때 비판하면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백선엽 흉상 설치를 정부가 직접 발표한 적은 없다. 민주당이 주장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감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상황에서 이종찬의 비판을 합당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을까?

설마 이런 머ㅈ리들이 하는 말을 믿는건 아니겠죠, 이종찬 씨?

이준석 사례는 위 1번 예시로 갈음하겠다. 홍범도 흉상 이전의 핵심은 소련군 행적 때문이므로 국가유공자로서 예우한 사례는 기사의 주장의 근거로서 전혀 적합하지 않다. 

이제 홍준표, 김태흠, 유승민 등이 밝혔다는 반대 의사를 확인해보자. 세 명 중 가장 반공-우파적 색채가 강한 인물이자 기사가 가장 많이 검색되는 홍준표로 예시를 가져와봤다. 

https://m.hani.co.kr/arti/politics/assembly/1105922.html#cb 

 

홍준표, 윤 정부 ‘홍범도 흉상 철거’ 추진에 “반역사·매카시즘”

정부가 육군사관학교(육사)에 있는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여당 안에서도 “매카시즘”이...

www.hani.co.kr

홍준표 씨, 이번엔 당신이 잘못 짚었다.

 

앞선 글에서 본인은 "이전"을 자꾸 "철거"라고 언급하는 것이 반지성주의자들이 해당 이슈를 고의적으로 키운 근거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런데, 홍준표가 표명했다는 반대 의사에도 "철거"라고 되어있고, 본문에는 또 "이전"에 반대했다고 인용되어있다. "철거"와 "이전"이 사실상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인사들의 반대 의견이 홍범도 흉상 이슈의 본질을 제대로 캐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무리 한 정당의 유력자들이라 할지라도, 매 순간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하물며, 언론사에서 악용 중인 용어혼란전술에 낚인 상태임이 분명한 경우는 어떨까. 

같은 정당의 유력자들이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해서 그 의견이 사실인 것도, 다른 모두가 그 의견을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홍범도 흉상 이전을 비판하는 적합한 근거가 될 수 없다. 
그건 비명계 잘라내기에 한창인 당신들이 제일 잘 알지 않나?

2. 의견을 기정사실화

기자 본인의 "주장, 의견"을 기정사실화 한 부분은 총 세 군데이다. 

1) 홍범도 장군을 예우하는게 좌우가 달리할 일인가?

아니? 다시 말하지만 현 정부는 홍범도 장군을 예우하지 않는게 아니다. 흉상을 "철거"하지 않았으니까. 다만 문제가 있는 행적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뿐이다. "잠재적 적국"에서 군복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을 국군 양성기관에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당신들이야말로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6.25에서의 공적을 폄하하고 있는건 아닌가?
지금 일본이 적국인가?
무엇보다, 지금 진영논리에 입각해서 홍범도 흉상 이전 건을 비판하고 있는건 당신들이다. 
몇 우파 인사들의 말을 근거로 흉상 이전을 비판하고 앉은 것이 그 증거이다. 

2) 이념 논쟁에 끌어들여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지금 이 건을 기사화해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게 현 정부인가, 당신들인가?

3) 그들이 남긴 나라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이한 건 독립운동 덕분이 아니라 원자폭탄 덕분이다. 
이건 역사적 사실이다. 

현 대한민국이 독립유공자들을 기리는건 그 과정에 의의가 있었기 때문이지, 절대 그 결과를 칭송하는게 아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희생과 피눈물이 있었던건 사실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독립운동은 광복에 직접적인 역할을 거의 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남긴 나라"라는 표현이 적합한가? 

반대로 묻겠다. 독립운동과는 달리 6.25에서 한국 국군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UN군이 인천항에 도착하기 전까지 낙동강에서 국군들이 버티지 못했다면 한국은 그대로 공산화됐을 것이다. 

당신들은 도대체, "그들이 남긴 나라"에서 무슨 짓을 하고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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